임홍은([email protected]), 2024년 5월 13일 22:00 작성

인도의 총선이 4월 19일부터 6월 1일까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정치 광고를 게재할 수 있는 페이스북 계정이 거래되고 있다는 보고서가 발표되어 선거의 민주적인 진행에 제동이 걸릴까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의 문제점

5월 6일 Tech Transparency Project(TTP)의 보고서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정치 광고 계정의 거래를 막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실제 페이스북 그룹에서 정치 광고 계정을 파는 현황을 토대로 발견한 것입니다. 76개국 약 42억 명이 투표를 하는 슈퍼 선거의 해인 2024년에, 이런 페이스북의 취약점은 정당한 민주주의 구현에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페이스북은 현재 정치 광고를 게재하려고 하는 계정에 인증을 요구하는 정책을 운영하고 있지만, 인증된 계정을 거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허점이 있습니다. 계정을 거래할 수 있다는 것은 현재 페이스북의 모회사 Meta의 정책에도 위배되는 점입니다.

페이스북 정치 광고의 예. 출처: Medium

페이스북 정치 광고의 예. 출처: Medium

관련 규정

인도에는 정치 광고를 게재할 때 광고주의 신원 공개를 의무화하는 지침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페이스북으로 정치 광고가 인증된 계정의 거래가 가능하다는 사실은 이러한 지침에 위배됩니다. 우리나라 또한 공직선거법 제 82조의 7에 의하면 인터넷에 게재하는 광고는 광고 근거와 광고주명을 명시해야 합니다. 페이스북은 현재 정치 광고를 게재하려면 정부 발급 ID와 주소를 인증해야 한다는 정책을 가지고 있지만, 인증을 하지 않은 사람도 인증된 계정을 살 수 있는 현 상황은 인도나 우리나라의 법에 위배되는 것입니다.

계정 거래 실태

Forbes는 2022년 페이스북에서 정치 광고 거래 실태를 직접 조사했습니다. 이 기사에서는 광고 인증된 계정으로 광고를 게시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사용된 인증 정보에는 가짜 전화번호도 있었지만 실제 사용자들의 정보로 보이는 정보도 있었습니다. 취재 결과 5년 전 페이스북에 실수로 잠시 업로드한 여권 사진이 암거래에 이용되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인증된 계정을 거래하는 계정. 출처: Tech Transparency Project

인증된 계정을 거래하는 계정. 출처: Tech Transparency Project

이전 사례

Meta에서는 이와 비슷한 사건들이 일어난 적이 있었습니다. 2016년에는 미국 대선에서 [러시아 요원들이 페이스북 계정을 사 정치적으로 활용해](https://www.nytimes.com/2018/02/17/technology/indictment-russian-tech-facebook.html#:~:text=In a 37-page indictment,ads and posting inflammatory images.) 논란이 되었습니다. 또한, 2023년에는 인도의 현재 집권당이 Meta의 채팅앱 Whatsapp을 이용해 선동적인 정보를 퍼뜨려서 문제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2022년에는 페이스북에서 인도의 집권당에 정치 광고를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광고주의 신원이나 소속을 공개하지 않아도 되도록 허용했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세계적으로 영향을 크게 미치는 기업일 수록 각 국가의 법을 준수할 수 있도록, 그리고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도록 조금 더 노력을 가해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