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빈 ([email protected]), 2024년 5월 04일 17:31 작성
지난 17일 미 공군이 AI 파일럿을 탑재한 전투기 X-62A를 이용한 실제 전투 시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시험은 2022년에 시작된 미 국방부 산하 고등계획연구국(DARPA)의 ‘공중전 진화’(ACE)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AI가 항공기를 조종하는 자율 전투시스템 개발이 목적입니다. AI의 군사적 이용에 대해서는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적용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최근 이스라엘이 하마스와 벌이고 있는 전쟁에서 민간인 사이에 섞인 하마스 병력을 식별하기 위해 ‘라벤더’라는 AI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는 폭로도 있었습니다.
DARPA, “DARPA ACE & USAF X-62A Achieve World First for AI in Aerospace”
DARPA, “DARPA ACE & USAF X-62A Achieve World First for AI in Aerospace”
지난해 9월 캘리포니아 에드워즈 공군기지 상공에서는 AI 전투기와 유인 전투기의 공중전 시험이 처음으로 실시되었습니다. 이 시험에서는 일명 ‘도그파이트’라고 하는 가시거리 내 공중 근접전이 이루어졌는데요. 누가 더 우위를 차지했는지 결과는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공식 동영상에서 DARPA는 이번 결과의 시사점을 항공우주 분야에서 AI 기반 자동화를 “안전하고 책임감 있게” 적용할 수 있다는 데에 두고 있는데요. AI 기술의 안전한 적용을 누차 강조하는 것이 인상 깊습니다.
AI 자동 전투 시스템은 AI가 조종하는 항공기가 빠르게 가시거리 내의 공중전에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2020년도에 DARPA의 ACE 프로그램은 “AlphaDogFight”를 주최했습니다. 3일간 진행된 이 대회에서는 여러 산업체의 AI 프로그램들이 조종하는 F-16이 가상 dogfight 상황에서 경쟁했는데요. 여기서 더 나아가 시뮬레이션 기반의 AI 프로그램은 X-62A VISTA 전투기에 탑재됩니다. 이 전투기는 AI 소프트웨어를 바탕으로 다른 전투기의 특징을 모방할 수 있습니다. 2022년 X-62A는 17시간 이상의 비행시간 동안 자율 고급 전투기 기종을 수행했습니다. 이번 공중전 시험은 2022년의 비행 테스트 이후 1년 만입니다. 미리 프로그래밍된 시스템과는 달리 DARPA의 ACE프로그램에서 개발된 AI 알고리즘은 비행 중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분석하여 결정을 내립니다. 이 방식은 인간 조종사가 전투 비행에서 본능적으로 반응하는 방식과 유사합니다.
사실 AI의 군사적 적용은 새로운 일은 아닙니다. 이미 2014년도에 미국 국방성은 ‘제3의 보완 전략’에서 AI를 국방 전투 기술에 사용하겠다고 발표했고, 여러 전투에서 무인기는 효율적인 전력으로 증명된 바가 있습니다. 최근에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서 이스라엘 국방군(IDF)이 도입한 AI 기반 표적 시스템 ‘라벤더’가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라벤더는 하마스와 이슬람 성전(PIJ)의 군사 부문에 속하는 용의자를 평가하고 암살 대상자로 분류하는 시스템입니다. IDF는 라벤더에 실제 폭격으로 이어지는 추적 시스템을 함께 운영하는데, 이 과정에서 수많은 민간인이 희생되어 논란이 있었죠.
군사 부문에서 AI는 여러 부문에서 유용성이 입증된 바 있습니다. AI는 이번 예시처럼 운송 수단의 자율 조종 시스템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됩니다. 군사 작전에서 드는 비용을 줄이고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만드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하고, 레이저 무기의 정확도를 높이는 등 군사 시스템의 질을 크게 향상합니다. 이를 입증하듯 이미 많은 나라에서 군사적 목적으로 AI에 투자를 늘리고 있습니다. 2023년에 인공지능 군사 시장의 규모는 79.3억 달러였고, 2028년에는 186.7억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합니다. 지난 4월에 대한민국에서는 ‘국방AI센터’를 창설하기도 했지요. AI의 군사적 적용은 찬성 반대의 단계는 훨씬 넘어선 것 같습니다. 치열한 군비 경쟁 속에 AI가 어떻게 활용될지 지켜봐야겠네요!